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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04 17:52
우리미술의 걸작 - 박수근, [할아버지와 손자]
 글쓴이 : 재원아트
조회 : 5,228   추천 : 0  

 

이 작품의 백미는 할아버지의 견실한 두 어깨의 형태감에 있다고 평소부터 필자는 생각해 왔다. 그것은 단지 인체의 한 부분으로서만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이엉으로 지붕을 인 초가집 같기도 하고, 중천에 휘영청 떠있는 반달 같기도 하고, 거친 통나무를 파서 만든 함지박의 반절 같기도 한, 그 단순하면서도 함축적인 형태에 박수근이라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형태의 근원성이 고스란히 들어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덧붙여 화감암의 질감이라 일컬어지는 투박하면서도 까칠한 화면의 독특한 마티에르를 통해 우리 자연의 생태미를 너무도 잘 드러내 보여 주는 것이 박수근의 작품이다.

 

 

 

미술에 대한 이해가 그리 풍부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조차 박수근을 우리나라의 대표적 작가로 치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은 그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이와 같은 한국적 조형성이라고 할 것이다.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또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선험적 조형성의 완성태가 박수근의 그림 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변변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평생을 간난신고(艱難辛苦) 속에 보내야 했던 그의 일생을 살펴볼 때, 박수근이 다다른 이런 경지는 한국 근대미술사 속에서도 매우 경이로운 예에 속한다.

 

박수근은 어려움 속에서도 화가로서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고, 부단한 노력과 실험을 통해 사물과 대상의 본성을 깨닫고, 이를 가지고 세대에서 세대를 뛰어넘는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냈던 작가이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서도 아니고 어느 누구를 흉내 내어서 된 일도 아니다. 천성적으로 화가였고 화가의 길을 그저 묵묵히 걸어갔던 선량하고 충직했던 한 사람의,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한 진정성의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비현실적인 소재나 과장된 주제를 다루는 법이 없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무, 집, 동물과 사람 모두는 그가 생전에 보고, 듣고, 겪은 경험의 영역으로부터 그의 화면으로 들어와 그만의 독자한 조형적 요소로 재창조되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의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며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나 할머니 그리고 어린 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시장의 사람들, 빨래터의 아낙네들, 놀이 하는 소년과 소녀들은 박수근의 붓끝에서 소박하지만 정감있게 그려졌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박수근이 타계하기 1년 전인 1964년에 제작되었다. 박수근은 제13회 국전에 추천작가로서 이 작품을 출품하였다고 한다. 화단에서 특별한 학연이나 지연, 단체활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던 박수근에게 국전은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워 의식해야만 하는 유일한 발표의 장이였다. 그래서인지 국전에 출품했던 작품들은 비교적 큰 사이즈의 탄탄한 구성력과 빼어난 조형성을 지닌 야심작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그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걸작의 하나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작품의 상단과 하단에는 총 6명의 인물이 배치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이들 인물들이 모두 두 명씩 짝을 이루어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물들이 짝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이들 사이에 어떤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즉 이 인물들은 서로 소원하거나 무관심한 상대가 아닌 것이다. 박수근의 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다정한 여러 이야기를 도란도란 들려준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끈끈한 혈육의 정과 이웃집 아저씨들의 구수한 대화와 일 나가는 어머니들의 건강함과 희망을 전해준다.

 

 

 

 

 


박수근 朴壽根  (1914. 2. 2 ~ 1965. 5. 6)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했다.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해 화단에 모습을 알렸다. 해방 후 월남하여 1952년 제2회 국전에서 특선, 미술협회전람회에서 입상하였다. 1959년  국전 추천 작가가 되었으며 1962년 국전에서는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서민적 정서를 거친 재질감으로 표현해 냄으로써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전형을 만들어낸 화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상]은 경매에서 10억 4천만 원이라는 한국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출처: 네이버 '오늘의 미술' 코너, http://navercast.naver.com/art/korea/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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