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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16 15:01
서양미술의 아틀리에 - 요하네스 베르메르, 『우유를 따르는 여인』
 글쓴이 : 재원아트
조회 : 9,920   추천 : 0  
   http://navercast.naver.com/art/western/737 [599]

미술사에 등장하는 숱한 거장들 중에는 일반 대중들의 관심은 그다지 끌지 못하면서도 유독 전문가들에게 인기 있는 작가가 있다. 바로크, 로코코의 화려한 조명 뒤켠에서 진흙 속의 진주처럼 반짝이는 인물,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는 그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동시대의 다른 거장들 즉, 루벤스와 같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는 물론이고 평생을 우울한 고독 속에서 살아갔던 렘브란트조차도 그럭저럭 구색을 갖춘 일대기가 전해지고 있는 데 반해 베르메르의 일생은 불확실한 의문, 추측의 베일에 철저히 가려져 있다. 베르메르 연구로 유명한 파스칼 보나푸조차도 결국 이 작가의 전기는 단 두 단어 “베르메르는 그렸다” 외에는 쓸 것이 없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이런 사정은 화가 자신이 일생을 통틀어 그다지 많은 수의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작품들 거의 전부가 20호를 넘기지 않는 소품들이었으므로 세간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는 다소 부족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우유를 따르는 여인]을 보면 그의 과작(寡作)이 결코 예술가의 게으름 때문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스케치북보다도 작은 캔버스 안에 구현해 놓은 작은 우주를 보라. 창으로 스며들어오는 신선한 새벽 빛이 어느 농가의 부엌을 조금씩 밝혀주고 있는 중에 가사일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의 아낙이 매일 반복되는 가족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체의 흐트러짐이나 망설임 없이 확고하게 행해지는 의식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엄숙한 긴장감은 화면을 반으로 가르는 빛과 어둠의 절묘한 대비를 통해 배가되고 회칠한 벽, 탁자 전면의 부스러기가 묻어날 듯한 빵조각들과 금속주전자, 흙으로 구운 우유항아리 그리고 아낙의 의복 등 화면 구성요소들의 질감 대비에 이르러 최고조에 다다른다. 심지어 벽에 남은 못자국을 묘사해 놓은 곳에까지 시선을 돌아가면 자신의 작품 하나하나에 쏟은 베르메르의 노력과 장인다운 치밀함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바늘 하나 꽂을 틈이 없는 섬세하면서도 확고한 구성과 그 위를 뛰노는 베르메르의 신기에 가까운 손놀림을 통해 우리는 이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장면이 대우주의 장엄함과 정밀함으로 승화되는 신비한 의식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요하네스 베르메르 Johannes Vermeer (1632 ~ 1675)
 네덜란드 델프트 출신의 화가로 생애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17~18세기 플랑드르 지역에서 많이 그려졌던 장르화의 대가로 꼽힌다. 맑고 부드러운 빛과 색깔의 조화로 일상 속의 조용한 정취와 정밀함이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특히 베르메르의 작품은 실내의 고요한 풍경을 그린 것이 대부분으로 지금까지 전해지는 그림은 40여점 밖에 되지 않는다. 두 세기 동안 거의 잊혀졌다가 19세기에 들어와 재발견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델프트 풍경], [진주 귀걸이 소녀], [레이스 만드는 여자] 등이 있다.

 


출처: 네이버 '오늘의 미술' 코너, http://navercast.naver.com/art/western/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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