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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09 16:34
우리미술의 걸작 - 오윤,『애비』
 글쓴이 : 재원아트
조회 : 9,843   추천 : 0  
   http://navercast.naver.com/art/korea/2006 [562]

 

오윤(1946~1986)은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이를 민족 형식을 통해 계승 발전시킨 1980년대 현실주의 미술의 대표 작가이다. 그는 짧은 생애 동안 현실 속에서 고통 받는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판화를 주매체로 하여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기록했다. 리얼리즘적 시각으로 사회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반영하면서도 표현 방식으로는 전통적, 민중적 도상을 차용하였다. 또 이를 대중매체와 원활하게 결합할 수 있는 판화를 통해 민중들에게 다가갔다. 당시 판화는 흑백 대비의 강렬함으로 당시 우리 사회의 독특한 변혁 정서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매체였다. 목판에 칼질의 새기고 파고 찍고 하는 힘과 몸이 움직이는 정직성, 칼 맛의 선이 풍기는 예리함과 생명력은 본래 조각을 전공한 작가에게 적합한 매체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의 작품을 주제별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대지] 시리즈이다. 멕시코의 초기 민족적, 사회적 리얼리즘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며 주제는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즉 모성이다. 오려내고 쥐어 뜯어내는 듯한 각의 대비로 부드러운 모성과 거친 시대적 상황에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투쟁적인 어머니의 모습이 심도 있게 표현되었다. 이는 [애비], [바람 부는 곳] 등으로 가족 공동체로 확대 되었다. 당시 험난했던 시대 상황에서 어머니와 아이, 아버지와 아들 같은 가족 도상은 일상의 파편을 반영하면서도 관람자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주제이기도 했다.


두 번째는 [노동의 새벽] 같은 현실 고발과 비판적 표현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로서 민중 노동자와 농민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현실에 찌들린 이들의 고통을 직설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다. [여공의 수기], [쑥]에서처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과 정서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특히 [피로], [이향]에서처럼 사람들의 공허한 뒷모습을 통해 직접적인 호소가 아니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는 화면에 불필요한 회화적 설명을 배제하고 상징적인 선이나 부호를 자주 사용하였다. 심지어 배경까지도 추상적인 면 처리로 대신하고 있는데 이는 주 이미지를 강렬하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와 닿는다. 이는 민중미술이 시적 응집력이 없는 단순한 구호로서의 맥빠진 서술이 풍성하다는 지적에 비해, 그의 탁월한 조형감각을 보여 주는 점이다.

 

 

 

세 번째 [마케팅] 시리즈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마케팅1 - 지옥도]는 감로탱화의 형식 빌어 현실 사회를 탱화의 색채와 섬세한 선묘의 지옥 풍경으로 대치시킨 풍자적인 작품이다. 그림 속에서 벌을 받고 있는 인물들은 바로 현실 속의 인물들이다. [마케팅2 - 발라라]의 ‘가꾸세요. 12세면 숙녀예요’라는 문구는 사회적 노동에 노출되어 있는 어린 소녀들에게 소비욕구를 충동질하는 자본주의 광고 미학에 대해 비아냥거린 것이다. 이 작품들은 오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작가는 [미술적 상상력과 세계의 확대]라는 글에서 예술적 상상력이란 곧 ‘세계의 확대’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피력하였다. 그러므로 초월적인 ‘한(恨)’의 정서를 표출한 네 번째 작품들도 설득력이 얻게 된다. 특히 두루마리 형식의 [원귀도]는 미완성작이나 당시 한국 전쟁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주제적 측면을 떠나서도 파노라마적 형식을 통해 현대사의 비극과 민중의 ‘한’을 다룬 것으로 의미가 크다. 미묘한 색채와 기의 형상화를 통해 오윤의 작가적 감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사상팔면도]는 위선적인 정치가의 모습을 희화화했고, 이와 대비하여 [팔엽일화]에서는 원귀의 모습으로 민중의 ‘한’이 꽃잎마다 새겨져 있다. [사상체질도]는 인간의 유형을 네 가지로 체질로 분류하고 이를 빗대어 지배층의 이기적인 단면을 익살맞게 풍자했다. 이 ‘체질’과 ‘한’은 ‘기(氣)’에 대한 연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기’는 인물의 리얼리티를 표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모색되어진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섯번째 그는 ‘한’의 맺힘을 ‘신명’으로 풀고자 하였다. 처음부터 전통의 소재 선택과 해석방식에 관심 많았던 그는 판화의 칼맛으로 전통적 미의 형식을 획득하고 자연스러운 역동성을 충족시켰다. [아라리요]에서는 전통춤 살풀이와 같이 흩어진 머리와 옷고름을 통해 ‘한’의 풀어헤쳐짐을 형상화했다. 또한 소리나 기처럼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것을 성공적으로 시각화하였다. [북춤]에서는 찢어져 나간 북소리의 힘을, 춤에서는 발꿈치 아래로 움푹 뜨낸 손맛으로 인해 살짝 디뎌내는 춤사위의 신명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칼]은 한번의 큰 휘두름으로 현실의 불합리성을 잘라내는 맑고 곧은 기운을 보여준다. 이는 [낮도깨비]의 머리에서 피어오르는 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도깨비는 약하고 억울한 자의 분을 풀어주는 친근한 존재이다. 그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도깨비적 해결을 바라는 심정을 익살과 풍자로 표현하였다. 이 의로운 도깨비들은 신명마당을 벌이며 놀이를 하고 있다. [통일대원도]나 [춘무인 춘무의]처럼 ‘신명’으로 이 세상을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오윤은 평범한 민중의 삶과 정서를 통해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세상 사람들이 보여주는 일상적인 이미지의 전형성은 곧 친근한 공감으로 이어져 우리가 그들에게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그는 단순히 현실의 문제만을 다루는 것으로 머무르지 않고 이를 초월한 보다 더 ‘확대된 세계’로 함께 나가고자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1980년대 리얼리스트 오윤이 꿈꾸던 세계였을 것이다. 오늘날 그의 작품들은 왜 다시 이야기되고 있는가? 그것은 그가 사회적인 것, 확신 있는 것에 대해 소리 높였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늘 만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발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1980년대라는 시대를 넘어 낮도깨비처럼 우리 앞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과 함께 한바탕 신명 마당을 펼쳐보고 싶어 한다.

 

오 윤 (1946 ~ 1986)

조각가이자 민중 판화가였던 오 윤은 1946년 부산 동래구에서 [갯마을]의 작가인 소설가 오영수(吳永壽)의 아들로 태어나 1971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현실과 발언 창립전], [시대정신전], [삶의 미술전] 등의 전시회를 통해 한국의 민중판화, 민중예술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작가다. 한국 전통의 민화, 무속화, 불화, 탈춤, 굿 등의 민중문화를 연구하고, 이를 자신의 예술 속에 반영해 전통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했다. 1972년 동성중 교사, 1977년 선화예술고 교사를 지냈으며 2005년 옥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강수정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국립현대미술관 src
이미지 국립현대미술관
 
출처: 네이버 '오늘의 미술' 코너, http://navercast.naver.com/art/korea/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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